Cover story 은장도의 맥을 잇다 / 임장식(경남무형유산 제10호 장도장 기능보유자)
은장도의 맥을 잇다 ▲ 은장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에 잘 모르는 분들도 많다. 은장도 이야기를 해달라. ○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몸에 칼을 지니는 풍습(風習)이 있었다. 한 뼘 남짓의 이 칼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성인(成人)이 되면 옷고름에 달고, 허리춤에 차고,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며 잠시도 몸에서 떼지 않았다. 이 칼을 패도(佩刀, 차는 칼) 혹은 장도(粧刀, 꾸밈 칼)이라고 불렀고, 주머니에 넣어 다니면 낭도(囊刀)라 부르지만 그 본래 용도는 같다. 패도를 몸에 지녔던 이유는 남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 지키려 함이었고, 신념(信念)과 정절(情節)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의 다짐을 상징(象徵)하는데 두었다. 임진왜란 당시 선비와 여인들이 왜적(倭賊)에게 더럽힘을 당할 위기에 처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사용된 것도 장도이다. 은장도▲ 예부터 은장도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가? ○ 일상에서도 장도는 요긴하게 쓰였다. 칼이나 가위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신분과 나이에 상관없이 생활필수품이었다. 집안의 일상생활에서 깎고, 자르고, 다듬는 일을 도맡았던 생활용품이라고 보면 된다. 더불어 사랑하는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 어머니가 훈계(訓戒)와 함께 건네던 애정(愛情)이 담긴 선물이자, 아버지가 관례(冠禮)를 치르는 아들에게 하사하던 의식(儀式)의 상징이었다. 장도는 이처럼 행주좌와(行住座臥, 걷고 머물고 앉고 눕는 4가지 격식을 갖춘 태도나 차림새)의 생활속에서 늘 함께 했다. ▲ 은장도 한 자루가 완성되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 패도의 역사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행스럽게도 당시의 아름다운 패도의 진면목을 실물로 볼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패도는 칼 날을 수없이 불에 달군 뒤, 망치질로 단단하게 만드는데 정성을 쏟는다. 칼자루와 칼집은 금(金)·은(銀)·옥(玉)을 비롯해 나무·뿔·뼈·대·산호·나전칠기로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금·은·백동·구리 등으로 장식을 한다. 오색(五色)으로 물들인 명세(明細) 끈목으로 매듭을 지어 고리에 끼우면, 비로소 한 자루의 패도가 완성이 된다. 은장도 한 자루에는 수 천 번에 이르는 장인(匠人)의 수고로움이 묻어 있다. ▲ 신분에 따라 사용하는 은장도의 구분이 있다고 들었다. ○ 조선시대 장도의 특징은 장도에 젓가락이 부착되어 있다. 첨사도라고 부른다. 조선시대는 신분제 사회였다. 이른바 당상관 이상은 상장도(上粧刀)를 사용하는데, 젓가락이 칼 집안에 들어있다. 그런데 당하관은 젓가락이 은장도 안에 들어 있다. 일반 양반들은 일반적인 은장도를 사용했고, 서민들은 목장도인 까치 장도를 사용했다. 장도의 종류는 장식·형태·재료에 따라 나뉘는데 장식이 복잡한 갖은 장식과 단순한 맞배기가 있다. 첨사를 덧붙이면 첨사장도라고 부른다. 칼자루와 집을 꾸미는 재료에 따라 먹감나무를 사용하면 먹감장도, 대모를 사용하면 대모장도라고 하며 이밖에 많이 사용된 재료는 대추나무·화류나무·산호·화각·금·은 등이 있다. 먹감팔모일자도 ▲ 이른바 쪼이질이라는 전통 기법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가? ○ 전통의 가치는 지켜나가는데 있다. 쪼이질은 한마디로 고생스럽다. 주물이나 프레스로 찍어내면 하루에 수 천개도 만들 수 있다. 문양도 레이저로 하거나 다른 방법도 많다. 하지만 장인의 손에서 나오는 손끝 맛이 없다. 칼자루와 칼집에 문양을 넣는 쪼이질 기법은 새가 모이를 쪼는 것처럼 정으로 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 자루 만드는데 말 그대로 수만 번도 넘는 쪼이질이 필요하다. 전통의 맥을 잇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 전통을 고수해야만 한다. 그것이 장인이 가져야 할 기본 자세이다. ○ 은장도 제작에 있어 쪼이질 기법을 사용하는 곳이 있는가? ▲ 다른 장르의 무형문화재에는 쪼이질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은장도를 만들면서 쪼이질을 하는 곳은 아마도 진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쉬운 일이다. 전통을 고수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전통을 버려서는 안된다. 쪼이질을 포기하는 것은 은장도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 은장도의 칼날을 벼릴 때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한다고 들었다. ▲ 쪼이질과 마찬가지로 칼 날을 벼리는 작업도 고되다. 그래선지 은장도 공방에서 풀무질을 하는 곳은 아마 거의 없다. 쇠를 불에 달구고 수백 수천 번을 내리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만 제대로 된 한 자루의 은장도가 만들어진다. 사실 제일 포기하고 싶은 과정의 하나이다. 그냥 편한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은장도의 생명인 칼날을 현대문명의 이기에 떠밀려 포기한다는 것 역시 은장도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은장도를 만드는 전 과정이 순수한 수작업이다. 그것이 전통이고, 난 전통을 따르고 있다. ○ 세월이 흐르면서 은장도가 장식품이 되고 있다. ▲ 작고하신 아버님(무도 임차출 옹)께서 은장도를 장식품용으로 만드는 것을 싫어하셨다. 칼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었다. 그리고 ‘가격을 비싸게 받지 말라’는 유언도 남기셨다. 은장도를 더 많은 사람들이 지니기를 소망하신 것이다. 선친의 유언에 따르고 있다. 진주의 은장도가 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굳이 가격 비교를 한다면, 50만원인 진주 은장도가 타 지역에서는 200~3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은장도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말 힘든 상황이지만, 유언을 따르는 것이 제자이자, 아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진주 은장도의 역사를 간단히 말해준다면? ○ 진주 은장도의 역사는 울산 경상좌병영의 장도에서 시작된다. 부친인 경남무형문화재 제10호인 무도(撫刀) 임차출 옹이 울산 경상좌병영의 장도장이었던 김말호씨로부터 장도 제작기술을 배웠다. 장도의 칼 몸체를 벼리는 기법과 전통적인 문양을 조각하는 솜씨가 매우 뛰어났다. 이후, 진주로 거처를 옮겨 정착했다. 아마 1977년 쯤으로 기억한다. 사실상 진주 은장도의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 진주에는 장도를 만드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 진주에서 처음부터 은장도를 만들었는가? ○ 진주에 와서 은장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은장도는 선물용으로 많이 만들었다. 그래서 은(銀)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은장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진주로 오기 전, 울산 병영에서는 주로 목장도를 만들었다. 뿔장도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들어오면서 병영이 없어졌다. 따라서 병기 제작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이때부터 작은 장도와 담뱃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병기제작에서 생활용품 제작으로의 변화는 시대적 요청이기도 했다. 그러나 담뱃대 역시 이른바 궐련이 나오면서 장도보다 더 빨리 사라지는 비운을 겪게 된다. 그나마 장도는 그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그 맥을 잇고 있다. 은팔모일자도 ▲ 무도 임차출 옹이 제작한 목장도 40여점이 있다고 들었다. ○ 선친께서는 은장도 못지 않게 목장도도 많이 만들었다. 당시 목장도를 40여 종류가 넘게 만들 수 있는 장인은 대한민국에 없었다. 목장도와 은장도를 함께 제작할 수 있는 장인도 드물었다. 현재 진주에 목장도 40여 종이 남아 있다. 장도에 관심이 많은 한 분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다. 진주 장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 은장도의 도신에 새겨져 있는 글귀와 그 의미를 말해 달라. ○ 선친께서는 장도에 늘 글귀를 새겼다. 바로 일편심(一片心)이다. 패도(佩刀)의 도신(刀身)에 새겨진 이 명(銘)은 선인(先人)들이 패도를 지녔던 심지(心志)이자, 장인들이 패도의 전승에 혼신(渾身)의 정성(精誠)을 쏟고 있음을 상징하는 장인(匠人)의 언어이다. 일편심이란 글귀가 새져져 있다면 진주 은장도라고 보면 된다. ▲ 선친의 뒤를 이어 진주 은장도의 맥을 잇고 있다. ○ 제가 고등학교 즈음에 선친께서 풀무에서 칼 날을 벼릴 때 옆에서 풍로를 돌렸다. 일명 바람잡이라고 한다. 그것이 은장도와의 인연의 시작이다. 본격적으로 은장도에 뛰어든 것은 군 제대 후이다. 당시 경상대학교 여증동교수와 동아대 정상박 교수의 제의가 있었다. 전통공예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선친이 만드신 은장도 제작 기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전통적인 '쪼이질 기법'을 이용한 은조각과 민화풍의 조각선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선친에게는 아직도 못미치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은장도 제작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현재 진주 장도의 현주소는 어떤가?○ 장도는 1960년대부터 ‘상품’으로 제작되어 왔다. 당시만 해도 장도는 장식용품이 아닌 생활용품이었다. 엄연한 사실이다. 근데 최근에 와서 은장도가 그 가치를 인정받고 문화재가 되었다고 해서 ‘작품’이 되고 엄청난 가격대를 호가하는 장식용품이 되어서는 안된다. 작품과 상품의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사실 선친의 ‘가격을 비싸게 받지 말라’는 유언을 따르다 보니 생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야말로 근근이 먹고 살 수는 있었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선물용으로 판매되던 은장도의 판로가 막혀 버린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은장도는 단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 지원금과 관리비 이외에는 사실상 수입이 없다고 보면 된다. ▲ 은장도를 포함한 진주의 공예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일이 있다면? ○ 공예하는 사람이 자신의 분야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면 좋겠다. 작품을 만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판로도 스스로 개척해야 하지만, 그 흔한 홈페이지 하나 없는 실정이다. 그냥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공예를 하는 사람에게는 벅찬 일이다. 진주의 공예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 은장도 뿐 아니라 진주에는 한지, 염색, 칠보, 가죽, 구슬공예 등 각 종목의 작가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걸맞는 공예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걸맞는 공예도시를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 진주시장도장전수회관의 향후 계획이 있다면? ▲ 장도장 보존회를 만들 계획이다. 진주 장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위한 자구책 정도로 보면 된다. 보존회의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미정이지만, 진주 장도의 새로운 출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진주의 은장도를 비롯해 진주공예의 활성화를 위해 진주공예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진주공예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진주공예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공예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진주공예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진주 장도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먼 훗날 박물관에 가야만 진주 장도를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진주 장도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당장 진주 장도를 이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을 찾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 장도장의 길은 가시밭길이다. 선뜻 나서는 사람이 있을리 만무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일차적으로 전통에 관심이 있으면 좋겠다. 그 다음은 생활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단지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진주장도박물관’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광양장도박물관이 유일하다. 꿈이다.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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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경규(글)/양영민(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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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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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잇다 /정진호(소목장)
01 진주 소목의 역사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진주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곳이다. 주거공간은 주로 나무를 이용한 움집 등을 활용했고, 각종 생활용품 역시 나무를 사용했다. 이것은 남강을 중심으로 한 산청의 소남과 진주의 대평선사유적의 발굴성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물론 이들 생활유적이 오늘날 진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진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은 선사시대부터 다양한 목재가 생산되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진주의 역사를 보면 삼국시대는 백제와 신라의 접경지로 지역적 특성을 가진 문화가 형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라가 통일되고 9주 5소경의 청주가 설치되면서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이전되기 전까지 천년이 넘도록 진주는 경남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이때부터 진주는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갖게 되었고 소목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목공예분야도 진주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며 동반 발전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려시대에는 전국 12목 중의 하나인 진주목이 되어 목사가 주재하면서 인근의 9개 현을 관장하는 행정, 군사, 교육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행정 교육 군사기관에 소용되는 각종 가구들을 제작하는 기관이 필수적으로 생겨났다.아마 이때부터 진주를 중심으로 소목공예가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진주 소목의 역사는 진주의 역사와 함께 한다. 진주의 소목이 전국적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02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진주에는 소목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이 배치되는 등 소목이 활성화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근거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경국대전을 살펴보면 진주에 소목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이 배치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1800년대 초에 그려진 각종 진주성도를 살펴보면 관찰사영, 병영, 진영, 향청, 향교, 객사 등이 그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공방(工房)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소목을 중심으로 한 공예가 전승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측컨대, 진주성도에 나타난 각종 공공기관에 사용되는 각종 가구의 제작이 이루어졌고, 그 기술이 전래되어 왔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전승의 역사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진주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볼 때 지리산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다양한 수종의 목재를 확보하기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진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훨씬 다양한 목재를 구하기가 쉬웠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두꺼운 목재와 원목을 확보해 가구의 견고함을 더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적인 조건을 갖고 있는 곳이 바로 진주이다. 진주의 소목이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지리적 조건에서 기인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특히 진주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신라시대 불교의 융성에 따른 불교미술의 발달과 함께 각종 사찰에서 사용되는 각종 목가구, 목조각, 의례용으로 사용되는 각종 목가구에 더해지는 칠공예까지 함께 발전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소목장 03 역사적으로 진주가 소목기능을 중심으로 한 목공예 분야가 발전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지리산에서 채취할 수 있는 다양한 수종의 목재 등과 같은 천혜의 자연적인 조건이 진주 목공예발전의 기반이 되었다. 진주지역 소목공예는 대체로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소목공예에 사용되는 목재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목재의 다양성은 소목을 비롯한 다양한 소목공예의 발전에 기틀이 되었다.소목공예에 있어 풍부한 목재 공급이 용이하다는 사실은 두터운 원목을 사용하는 가구제적 기능의 발달에 도움을 주었다. 요즘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두꺼운 원목을 원하는만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나무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한 가구의 짜임기능이 발달했다. 짜임기술은 오늘날 진주의 소목장을 대표하는 기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다양한 원목의 나무색을 이용하는 제작기술도 발달하게 되었다. 상감이나 목늬를 살리는 제작방법이다. 진주 소목공예의 특징은 바로 짜임과 상감이다. 진주가 소목기능을 중심으로 한 목공예 분야의 발전을 이룬 것은 다양한 목재의 수급과 이를 활용한 제작방식의 발달에 기인한 바가 크다. 04 소목은 전국적으로 진주가 유명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진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목은 경남도청의 부산이전이 이루어진 1925년을 기점으로 성쇠가 결정되었다. 진주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이전된 이후, 도시의 발전이 느려지게 된다. 더불어 각종 기관에서 사용하던 가구제작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소목뿐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그 파급효과가 미치게 되었다.하지만 소목공예의 본산인 진주의 명성마저 쇠퇴한 것은 아니었다. 진주의 수정동을 중심으로 전통가구를 제작하는 공방들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쇠퇴의 길목에서 소목의 전통을 묵묵히 이어온 선대 소목장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소목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진주의 소목공예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1990년대이다. 지금은 작고하신 정돈산이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으로 지정되면서 진주의 소목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현재 진주의 소목은 전국 제일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더불어 최고의 품질을 갖춘 소목 생산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진주지역 소목의 특징인 짜임과 상감 기능은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선대 장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개인적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정진호(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기능보유자) 05 진주 소목과의 인연을 이야기 해주신다면? 소목과 인연을 맺기 전에 저는 조각가의 길을 걸었다. 서울에 있는 신세계공예사에서 조각하는 일을 하다가 1967년에 진주에 와서 소목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조공예사를 운영했던 김동진 선생에게 사사를 했다. 그러다 1976년 진주 의천공방 정돈산 선생의 부름으로 본격적으로 소목에 뛰어들게 되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인 소목장 정돈산 선생이 나의 조각 기술이 소목공예에 큰 기술적 발전을 가져 올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때부터 소목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 같다. 06 조각과 소목의 결합이 진주 소목공예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진주 소목공예는 짜임과 상감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짜임은 가구 제작에 필요한 원목, 특히 두꺼운 나무를 잘 다루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기능이지만, 상감은 그야말로 기술의 결정체이다. 일반적으로 상감은 금속이나 도자기 등의 겉면에 무늬를 새기고 거기에 금, 은, 자개 등 다른 재료를 끼워 장식하는 기법을 말한다. 소목공예에 있어 조각 기술은 상감기법의 보다 높은 완성도를 이루어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남다른 조각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보다 높은 품질의 가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주가 상감으로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각의 기술이 더해진 소목가구는 기능에 예술성을 보태는 일이다. 예술적 가치가 있는 진주의 소목이 오랜 세월 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이다. 07 단원공방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신다면? 지난 199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이수자가 되었습니다. 서울 신세계공예사에서 진주의 이조공예사와 의천공방에서 소목과 인연을 맺은 지, 25년만의 일입니다. 이수자가 되기까지 소목은 제 삶의 전부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목공예만 바라보며 묵묵히 일해 온 지난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 눈 팔지 않고 소목에 매달려 온 과정의 일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이름을 건 공방을 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걸어 온 소목의 길을 넓히고, 저만의 작품세계를 채우는 공간이 절실했습니다. 마침내 1995년 진주시 명석면에 단원공방을 차렸습니다. 무려 28년만에 저만의 공간이 생긴 것입니다. 사실 저는 공방 이외의 일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습니다. 단원공방이 제 집이었고, 직장이었고, 삶터였습니다. 지금도 단원공방밖에 모릅니다. 08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기능보유자로서의 각오가 있다면 한 말씀? 중요무형문화제 제55호 소목장 이수자로서의 삶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기능보유자로서의 삶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명칭은 다를지 몰라도 소목공예가로서의 삶을 여전히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목장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이 주는 무게감은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김동진선생과 정돈산선생에게 배웠던 기술의 전승과 보존, 나아가 계승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소목장은 가구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술적인 감각이 살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목장 기능보유자로서 진주의 소목공예 역사에 길이 빛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목장 기능보유자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소목장으로서의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09 불교문화와 관련한 작품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진주지역의 경우, 불교문화의 성행으로 사찰 등에서 사용되는 각종 불교미술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이른바 목가구, 목조각, 의례용으로 사용되는 각종 목가구에 더해지는 칠공예가 그것입니다. 불교와 관련된 목가구의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조각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조각이 제 전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찰이나 향교 등의 기관의 목가구 제작에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진주지역의 각종 사찰은 물론이고 진주향교 등에서 사용되는 목가구를 많이 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불교미술전람회 등에서 동상과 특선을 하기도 했습니다. 10 어느 곳을 가면 작품을 볼 수 있을까요? 합천 해인사에 가시면 팔만대장경 행사때 사용되는 손수레인 연(輦)이 있고, 대한불교 조계종 광명사의 법상, 남해 보리암의 태조 이성계 감실의 전패와 연(輦),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 산림박물관내 대형 노거수와 경기도 국립수목원의 전통 목가구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진주향교를 비롯한 각종 사찰에 작품들이 있습니다. 11 소목장으로서 작품 제작에 있어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소목공예에 있어서 기능도 기능이지만 목재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목재 고유의 문양이나 먹감의 상태에 따라서 질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목재의 색깔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느티나무의 경우에는 500년 이상이 되면 나무의 색이 질적으로 다릅니다. 물론 색깔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좋은 나무는 소비자가 바로 알아봅니다. 좋은 소목가구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목재입니다.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은 목재의 건조입니다. 고사목으로 5년 이상의 연식을 가진 나무와 살아있는 나무 건조방식이 다르다. 사람과 비교하면 나이가 많으면 일반적으로 기름기가 없다. 따라서 잘 건조된 나무는 수분도 없고, 진도 없으며 잘라보면 색깔이 좋고 깨끗하다. 옛날에는 좋은 나무가 많았다. 그래서 진주의 소목이 유명해 질 수 있었다.진주에서 소목공예를 하신 분들은 좋은 나무를 다루어 본 경험이 많다. 그래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이다. 12 진주지역 소목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전통소목의 기능으로는 연귀맞춤, 사개맞춤, 촉연귀맞춤, 동자짜임 등이 있다. 진주의 소목은 짜임과 상감으로 유명하다. 상감은 진주지역에서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조각이 전공이기 때문에 상감을 할 수 있다. 물론 상감을 한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은 튼 차이가 있다. 우선 상감기법이 들어간 작품은 시간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한다. 예를들면 수복강영(壽福康寧)과 부귀영화(富貴榮華)와 같은 상감을 하려면 기존의 작품과 비교해 2~3배의 노력이 투입된다.짜임기법은 가구제작의 소목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중의 하나로 목재가 갖고 있는 성질을 활용해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와 목재가 서로 맞물리게 제작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오랜 시간동안 숙련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 기능을 익혀야만 소목기능인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다. 13 소목장의 자질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소목장은 우선 나무를 잘 알아야 한다. 좋은 나무를 구별하는 것은 물론 나무를 잘 건조하는 기술도 보유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재단을 잘 해야 하고, 작품을 만드는 미적감각이 있어야 한다. 진주 소목의 특징을 반영하는 짜임과 상감에도 특별한 기능을 보유한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리고 제작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능과 과정에 숙련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소목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능적인 측면이다.소목장으로서 더 중요한 부분은 상품이 아닌 작품을 만든다는 장인정신이다. 개인적으로 상품과 작품을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세상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 단지 팔겠다는 일념으로 만든다면 작품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품은 주문이 들어오면 한다. 작업공간에서는 늘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14 진주를 대표하는 소목(생활가구)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진주하면 소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반다지 종류가 유명하다. 사실 소목 중에 큰 나무를 다루는 것이 반다지이다. 다양한 소목가구들이 제작되고 있지만 상감기법이 들어가는 문갑이나 책장도 유명하다. 소목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다양한 소품용 제품들이 있다. 안방가구로는 장(欌)과 농(籠)이 있고, 귀중품 보관용으로 각게수리, 반짇거릇, 빗접, 좌경이 있다. 책상류로는 서안, 서견대, 경상이 있고 문방가구로는 문갑, 서가, 책갑, 책장, 연갑, 연상, 궤, 약장, 금침장 등이 있다. 부엌가구로는 뒤주, 찬장, 찬탁, 소반이 있고, 생활용 가구로는 팔걸이 궤, 평상, 교의, 교상, 사방탁자, 뒤주, 향안, 교의가 있다. 15 작품세계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아마도 전국의 소목장 가운데 조각과 소목 등 두 가지 기능을 가진 소목장은 유일하다. 정상박 동아대학교 명예교수에 따르면 가죽나무, 돌베나무 등의 뼈대가 이루는 간결한 결구가 아름다운 구조미를 발산하고 있다는 평을 해준 적이 있다. 그리고 우리 선비의 청빈하고 올곧은 성품을 대하는 듯 한 작품들이라고 평가해주었다. 그리고 느티나무와 오동나무 등 판목의 은은한 나무결에서 우러나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은행나무, 먹감나무 등으로 상감한 회장무늬에서 도식화된 상징성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을 선비의 풍류 정신과 현실적 소망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좋은 평가를 했다.한 공방에 청년으로 들어가 근 20년간 일하고 배우며 지내다가 스승이 타개한 후 장년이 되어서 나온 삶의 자세에서 작품에 반영된 정진과 끈기와 우직의 근원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저의 작품세계에 드릴 말씀은 없다. 부끄럽다. 16 지금까지의 소목작품 가운데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은 없다. 나의 손을 거쳐간 모든 작품들에 애착을 갖고 있다. 장인의 길을 걷고 있다면 누구나 똑 같을 것이다. 지금은 조각기능을 살린 목탑을 만들고 있다. 3년 동안 작품을 하고 있다. 조각이 핵심인 작품이다 보니 시간도 공도 많이 든다.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실 나의 조각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잠깐 작품 소개를 드리면 1층 8대 신장, 2층 열두 모서리 12대 보살상, 3층 4대 부처에 88군데 코너에 동자상, 4층 8가지 공양상, 5층 삼보 법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높이가 2미터 50센티미터, 가로 세로 1미터 80센티미터이다. 올해 안에 완성해서 내년에 전시할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17 진주지역 소목의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있다면? 소목을 하는 분들은 사실 경제적으로 어렵다. 그런 가운데 진주 소목의 역사를 이어나가는데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경제적 도움도 중요하지만, 진주의 소목을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실 진주 소목이 중요하다지만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 흔한 홈페이지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그럼에도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소목전수관이다. 은장도전수관과 두석장은 있는데 소목장만 없다. 소목의 발전을 위한 후계자를 육성하는 일 역시 중요하지만, 개인 공방에서 소목의 역사를 지켜나간다는 일은 쉽지 않다. 소목전수관이 만들어 져야만 소목의 전통을 비로소 지켜 나갈 수 있다. 소목장의 뒤를 이을 기능 보유자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18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 기능보유자로서 앞으로 계획은? 진주의 소목공예를 이어 나갈 후계자의 육성이다. 목공예는 나무 다루는 기능 등의 세심한 기술이 전수되어야 한다. 따라서 소목의 기능을 이어받을 후계자 육성이 쉽지 않다. 진주소목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 나간다는 책임감을 가진 소목인을 찾아서 기르고 육성해야 한다. 지금 나에게 남겨져 있는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곁에 소목공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라건대, 나와 함께 소목인의 길을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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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경규(글)/양영민(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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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92
Cover story |전문가 칼럼| 코로나19 이후 축제의 미래전망과 전략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회 전 분야에서 많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고 있고 특히 관광산업 분야는 최대의 일격을 맞아 헤어나오기 힘든 수렁 속에서 헤매고 있다. 마치 생태계의 흐름과 같은 관광 분야는 여행사와 항공, 숙박업은 물론 각종 공연행사 등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축제 분야도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으로 해외에서는 8~9월 예정이던 유명축제들 - 스페인 라토마티나와 산페르민, 영국 에딘버러페스티벌, 독일 옥토버페스트 등 - 대부분이 취소되었고 국내에서도 국제행사급으로 개최 예정이던 계룡군문화엑스포와 산양산삼엑스포가 내년으로 연기 결정을 하게 되었다. 또한 대표적인 여름축제인 보령머드축제를 비롯하여 부여서동연꽃축제와 장흥물축제등 여름축제들도 줄줄이 취소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우리나라 축제의 대부분이 가을축제에 몰려 있는데 더욱 심각한 것은 올가을쯤 2차 팬데믹을 예고하고 있어 누구도 예측불허 상황인 현시점에서 가을축제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지난 25년간 문화관광축제를 정부 주도로 육성해온 문화체육관광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고, 크고 작은 많은 축제들을 주최해 오던 지자체와 축제관광재단의 입장에서도 무조건 취소만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큰 부담도 갖게 되었다. 과연 지속가능한 축제 발전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지금 순간에서 몇 가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언택트(비대면) 콘텐츠 개발과 온라인축제 개최를 통한 축제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축제마다 제각각의 소재와 특징을 갖고 있으나 나름대로 고유의 축제 프로그램들 중 온라인 분야에 맞는 적극적인 콘텐츠를 구성하여 축제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다음을 기약해 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올해 23회를 맞이하는 보령머드축제는 온라인축제로 개최키로 하고 MUD라는 주제성을 반영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인데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2020년 보령머드축제 주요 프로그램>머드스노우앱 체험, 거점형AR머드댄스체험, 집콕머드체험 공모전, 머드유튜브채널 개설, 릴레이머드버킷챌린지, 머드아바타 라이브체험, 리멤버 머드페스티벌, 영상으로 즐기는 머드축제 등 비대면 콘텐츠개발과 온라인축제 개최를 통한 축제의 연속성이 필요하다. 더불어 축제 방문객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품질 개선도 이루어져야 한다. 야간관광이 중요시 되고 있다. 축제분야도 야간 활성화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체류형 관광객을 늘려야 한다. 현 축제의 대형화에서 소규모 마을형 축제로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둘째, 축제 방문객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품질 개선 방향이다. 코로나 이후 단체방문객보다는 개별, 가족형 등 소규모 방문객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들 간 경쟁도 심할 것으로 생각된다. 축제 개최를 통한 지역 홍보와 방문객들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본래의 축제 목적이 있기에 기존의 축제콘텐츠도 관객의 입장에서 질을 높여야 한다. 특히 방문객들의 먹거리와 잠자리가 편안해야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으므로 그에 따른 축제음식 개발과 숙박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보령시는 수년전부터 미소 친절 청결운동을 시민캠페인으로 전개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라 생각한다.셋째, 앞으로 밤이 더 즐겁고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야간관광이 중요시되고 있는 시점에서 축제 분야도 야간 활성화 프로그램의 도입이 중요하리라 본다. 국내 축제 중 야간형 축제로써 가장 성공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야간활성화의 대표 축제라고 할 수 있는데 야간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으로 체류형 관광객을 더욱 늘리고 즐거움을 제공한다면 주변과의 관광 연계를 통해서 지역 소득경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겐 새로운 매력성을 높게 하여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한다.넷째, 대형화된 축제에서 소규모 마을형 축제로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최근 각 지자체마다 도생재생사업과 함께 작은 마을 단위의 사업들이 활성화되고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들을 연계한 지역관광사업들도 탄력을 받아 가고 있는 상황인데 우린 그동안 대규모의 인원이 참가한 규모화된 축제가 성공한 축제로 인식하여 왔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작지만 매력 있는 소규모 마을형 축제에 더 관심과 방문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작지만 매력적인 축제 소재를 잘 발굴하고 개발하여 감성이 더해진다면 충분한 성공요인이 될 것이다.다섯째, 민간주도형 축제전문가들의 양성과 조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들(보령머드축제, 안동탈춤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화천산천어축제)은 전담조직을 갖추고 축제 운영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가고 있으나 대규모 축제들은 지자체에서 관주도형으로 운영되어온 것이 현실이었다. 아직도 대부분의 지자체 축제들은 담당 공무원들이 전담인력으로 담당하고 있는데 향후 소규모 축제들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마을 단위에서 직접 운영하고 주민들이 직접 축제의 기획과 실행을 경험하고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과 능력 개발의 기회를 충분히 갖게 하여야 할 것이다.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 시대에 살면서 축제 분야도 좀 더 능동적이고 스스로 자생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긍정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 하루빨리 정상으로 돌아와 축제인 모두가 환한 모습으로 현장으로 돌아오기를 소망해본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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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용열(보령축제관광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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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전문가 칼럼| 뉴노멀 시대의 축제 표준
전쟁이다. 사망자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만 명이 넘는다. 미디어에서 연일 전 세계의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를 실시간으로 집계하여 보도하고 있다. 6월 16일을 기준으로 미국 내 코로나 감염자 사망자 수는 총 11만 6,854명으로 1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 수 11만 6,516명을 넘어선 수치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코로나 이전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 경고한다. 이미 주변 이곳저곳에서 일상의 모습이 바뀌어 간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문구가 익숙해졌다. 비대면, 언택트 등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다양한 표현이 등장하고 실제 이를 실현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 이전과는 다른 세상이다. 항간에 BC(Before Corona 코로나 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대전환점의 시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더 이상 과거의 표준이 통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 표준이 세상 변화를 주도하는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시대가 개막하였다고 한다. 경제, 경영 쪽에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펼쳐진 저성장, 저금리, 고규제 경제 환경을 대변하면서 생긴 십여 년 전 용어이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지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과거의 패러다임이 무너졌다.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언급하던 뉴노멀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제 우리에게도 피부로 전해졌다. 그 변화를 느끼고 있어 이제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단어가 되었다. 뉴노멀. 강자가 지키던 표준의 문이 코로나 사태로 열렸으니 누구라도 달려 나가 표준의새로운 깃발을 세우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뉴노멀 시대에 비대면과 탈세계화, 불확실성의최소화 전략 등의 특징을 띨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최근의 사태로 인해 축제는 발붙일 곳이 없다. 뉴노멀시대를 예측하면서 첫 단어가 비대면이다. 사람들은 모이지 말 것이며, 접촉은 더더욱 안 되는 금기로 여겨진다. 비교적 저렴한 투자로 빈약한 자원을 보유한 지역에일시적이지만 폭발적인 경제 활성화를 제공하였던 축제가, 경제적 부담은 적으면서 만족도 높은 문화관광의 체험 기회를 대중에게 제공하던 축제가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어려운 얘기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과연 그럴까? 축제가 지닌 원초적 기능에 대해 간과한면이 있다. 진주의 개천예술제는 1949년 10월 3일 처음 개최되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해 열리지 못하였으나 이듬해 개최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충남 부여에서는 휴전 2년 뒤 1955년에 백제문화제가 수륙제가 중심이 되어 열렸다. 죽은 영혼을 달래는 불교의식을 축제 형태로 변환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 중심도시 에든버러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년 뒤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 열리며 8월에 집중 개최되는 에든버러 축제기간의 시발점이 되었다.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도 않은 시기에 축제라니.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인간과 축제와 삶은 늘 같이 있었다.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축제와 떨어져 산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지금은 무서운 코로나 때문에 참지만 언제가 주체할 수 없는 삶 속으로, 축제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축제에 대한 인간의 본능은 고전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서양의 고전 중 고전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트로이의 전쟁영웅 오디세우스가 10여 년간 떠돌다 귀향하기 직전 알키노스 왕이 다스리는 섬에 다다른다. 왕의 환대 속에서 펼쳐진 축제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음식과 노래를 즐기는 모습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 칭했다. 전쟁에 지친 영웅의 말을 되새겨 본다면 전쟁이 끝난 직후 열린 축제가 낯설지 않다. 축제는 온라인과 언택트를 거부한다. 축제는 혼자서 화면을 보고 즐길만한 것이 아니다. 상처가 깊을수록 공동체는 서로 위로하고 살아남은 것에 감사하며 결속의 행위로 축제를 통해 더욱 가까워지려 할 것이다. 서로 어깨와 어깨가 부딪히고 눈을 마주치는 접촉의 행위가 일 년 중 가끔 허용되는 비일상으로서 특별함의 의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고대부터 최근까지 봐 왔던 것처럼 축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은 희소한 축제에 더욱 목말라한다는 희망을 전제하고 앞으로 열리는 축제의 표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 감염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통제할 수 없다면 뉴노멀의 표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축제의 표준은 ‘안전’이다. 축제에 대한 열망은 크나 아직 가시지 않은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떨쳐내기 어렵다. 주저하는 축제 수요자들에게 안전한 축제라는 인식을 무엇보다 강하게 심어줘야 할 것이다. 사실 안전은 십여 년 전 축제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강화되는 듯했으나, 실상 임시 축제시설에 대한 견고성과 화재 예방 차원의 행정지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는 비용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빠듯한 재정에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개하는 축제에 촘촘한 안전체계는 비용의 상승을 가져온다. 그러나 이제 안전이라는 축제 콘텐츠를 개발할 시기가 뉴노멀 시대에 도래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마치 프로그램을 짜듯 연령과 방문객의 성향을 세분화하여 표적시장에 맞는 안전 콘텐츠의 표준을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 ‘조절’과 ‘적정’이다. 뉴노멀 이전 시대의 축제는 양적 성과가 우선이었다. 많은 방문객, 많은 프로그램, 큰 주차장 등 아무튼 크고 많은 것이 대우받던 시대였다. 관광에서는 이로 인해 오버투어리즘이 대두되었다. 축제도 수용 능력을 넘은 방문객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혜택보다 많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적정 방문객의 유치는 쾌적한 축제환경을 만들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며 보다 긴 체류시간과 늘어난 소비지출을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조절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간과되었던, 체계적이지 못했던 축제장의 동선은 적정한 인원이 거리를 두고 이동하도록 조절해야 할 것이며 촘촘하게 붙여놓았던 구조물은 비교적 여유롭게 간격을 조정해야 한다. 시루 속 콩나물마냥 배치한 무대 앞 좌석도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축제장은 출입구와 함께 명확하게 구획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 셋째, ‘경영’과 ‘콘텐츠의 질(質)’이다. 적정한 방문객 유치와 축제장의 조절은 방문객의 감소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실리적으로 본다면 방문객 감소는 축제 수익의 감소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충남 보령의 머드축제에서 철망을 치고 머드체험장을 유료화하던 첫해 축제장 입장객의 감소가 있었다. 확인 결과 방문객의 만족도와 함께 유료화로 인한 수익 창출이 나타났고 지금까지 폐쇄형 유료화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서 경영 관점의 축제 접근을 요한다. 이를테면 축제 표적시장을 보다 세분화하는 마케팅을 전개하여 방문객 수는 줄지만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즐기지도 않는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적지만 열광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반드시 올 수요자에 집중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질적으로 우수해야 한다. 비대면, 온라인, 비접촉, 언택트 등 코로나 사태와 함께 등장한 용어들은 축제와 함께 살아온 우리에게 코로나만큼 두렵다. 그러나 축제는 언제나 삶 그 자체였고 전쟁 폐허에서도 새롭게 태어났다. 하비콕스는 저서 ‘바보제’에서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 축제하는 인간)이라 하지 않았던가. 축제의 본성과 그것을 즐기는 원초적 인간의 삶이 계속되는 한,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축제의 새로운 표준으로 사람들이 열광하고 서로 위로하는 장을 만들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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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주호(배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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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7
Cover story |전문가 칼럼| 코로나19 이후 축제의 미래 전망
새해 대한민국의 첫 축제는 정월대보름 축제부터 시작된다고 본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정월대보름 축제부터 대한민국의 모든 축제는 멈추어 있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어둠의 터널에 갇혀 언제 걷힐지 모르는 두려움에 축제산업은 서서히 잠들어 가고 있다.2020년 4월 1일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과 프린지 페스티벌 취소 소식이 전해졌다. 매년 8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420만 명의 관광객이 축제를 찾으며, 70개국 25,000명 이상의 예술가와 공연자가 5,000회 이상의 공연을 하는 축제가 코로나로 인해 취소가 되었다. 또한 이전 3월 15일에는 야간축제의 대명사 Vivid Sydney 축제 취소 뉴스가 온라인을 달구었다. 2019년 Vivid Sydney를 통해 약 240만명이 시드니를 방문했으며, 1억 7,200만 호주 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초대형 축제마저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다.대한민국 축제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진해 군항제를 비롯하여 많은 봄축제들이 취소되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계룡군문화엑스포를 2021년으로 연기하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가을축제까지 벌써 취소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방역으로 코로나19의 대응은 일부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협은 상존한다. 특히나 사람을 모으고 일탈을 즐기는 축제산업은 현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속가능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관광산업에서는 비접촉 관광으로 한적한 자연으로의 관광이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축제의 경우는 단기간에 대단위 집객에 의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는 산업이다 보니 비접촉 형태의 축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의 축제는 많은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본다. 먼저 축제 운영을 위한 안전관리 비용(보건 분야)이 증가할 것이다. 실내는 물론이고 실외 행사장도 매시간 시설 및 집기에 대한 소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축제장 모든 곳에 손 소독제가 설치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를 진행한다면 개개인이 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 착용이 기본인 축제의 형태로 축제장 구석구석을 방역함으로써 안전한 축제로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두 번째로, 축제의 공간을 본다면 좁고 협소한 공간에서의 축제는 지양하며,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의 축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제에서 장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이 좋아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장소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장소가 기존에는 좋은 장소였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들의 교통이용 상황을 보면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활용한 관광이 증가하는 형태이다. 이에 축제는 여전히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도 중요하겠지만, 축제장 접근을 위한 주차시설을 보다 많이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축제 공간의 확장은 축제 기획자들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체험 및 판매를 위한 부스 운영도 기존에는 동선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촘촘히 배치했다면, 코로나19 이후는 부스와 부스 사이를 넓게 떨어뜨려 설치하여 안전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실내에서의 체험, 전시, 공연 등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실외로 옮겨질 것이다.세 번째로 축제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은 접촉의 최소화를 위해 예약제를 통한 프로그램 진행이 예상된다. 유료 또는 무료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나 현장 접수를 통한 시간대별 예약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인기 프로그램으로의 사람 집중 현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축제 방문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형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하여 적절한 체류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네 번째로 축제 시간의 확장으로 공간적 확장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 주간에만 하던 축제를 야간까지 연장함으로써 주간과 야간으로 시간적 확장을 통한 공간적 확장으로 축제 방문객의 분산을 유도하여 같은 공간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야간형 축제는 주간 방문객과 야간 방문객으로 나누어져 축제장의 번잡함을 줄여줄 것이다. 또한 야간형 축제를 통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증가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고, 관광의 형태도 주간에서 야간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야간경제(Night - Time Economy)를 통해 새로운 분야의 고용 창출과 직·간접적 경제효과 증가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다섯 번째로 축제 공간이 개방형에서 폐쇄형 공간으로 바뀔 가능성이 아주 높다. 지금 정부는 다중이용 시설의 입장을 위해 QR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 축제장도 실외의 폐쇄형 공간에서 출입 방문객의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코로나 관련 문제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축제장 방문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계 수용인력을 책정하여 축제장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용 축제장 확보 및 조성을 위한 다양한 논의로 이어질 것이다. 길을 막거나 작은 공원에서 이루어지는 축제 대신 전용 축제장에서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축제가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코로나19 이후 축제는 비용의 증가가 수반된다. 미래의 축제는 안전 관리의 증가, 공간의 확장, 시간의 확장 등 많은 부분에서 비용이 증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다. 결국 축제는 유료화로 서서히 체질을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축제 유료화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축제 유료화에 따른 많은 긍정적, 부정적 의견들이 있겠지만, 유료화를 통한 축제 관람의 쾌적성은 이미 입증된 사례이다. 코로나19 이후 여가 트랜드가 비용 대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프리미엄 숙소에서의 호캉스를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것은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고 쾌적하고 안전하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축제를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축제가 유료화가 되면 협찬, 후원과 같은 스폰서십(Sponsorship)이 축제에 자리매김할 것이다. 축제를 운영하는 시대를 지나 축제 경영의 시대로 진입하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많은 축제들이 연기하거나 취소를 결정할 것이다. 최근 보령머드축제는 온라인 축제라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축제 유료화가 진행되면 축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부자들의 축제와 가난한 사람들의 축제로 나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문제들은 축제 기획자, 공공기관, 관광서 등 축제를 준비하고 만드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으로 누구나 함께 안전하게 일탈을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축제는 존폐의 위기와 같은 많은 위협이 있겠지만 반면 새로운 방향과 준비로 축제산업의 성장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것이다. 야간형 축제로의 확장, 야간관광으로 확장, 야간경제(Night - Time Economy)로의 확장, 이것은 코로나19 이후 축제산업의 다양한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방향일 것이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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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만(대전마케팅공사 관광사업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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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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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설문인터뷰┃지역언론의 현주소와 미래 (2)
지역 언론의 취재와 보도 경향지역 언론의 취재와 보도경향에 대해 질문했다. 「지역언론이 우선 가치를 두어야 하는 보도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정치 분야’는 1명, ‘행정분야’는 6명, ‘경제 분야’는 3명, ‘사회분야’는 3명, ‘시민사회단체분야’는 2명이 답했다.(중복응답이 있음) 이외에도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시민’과 ‘동네사람 이야기’, ‘사람과 주변 이야기’라는 기타의견도 있었다.「취재와 보도 활동에 있어 주된 취재원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우선순위를 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응답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재원은 ‘출입처 취재원(행정기관 보도자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물적 취재원(기록/서적/분석자료)’과 ‘기관 취재원(각종기관단체 배포 자료)’이었으며, ‘통신 취재원(통신사 자료)’과 ‘행사 취재원(문화예술 등 각종 행사)’ 등의 순이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응답도 있었으며 ‘순위를 정하는 이유가 뭔지, 보도자료와 배포자료에 의존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같다’는 응답도 있었다.「출입처로부터 광고와 협찬 제공을 근거로 우호적인 보도를 요청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광고와 협찬을 받을 경우 우호적인 보도 요청을거절하기 어렵다’고 대답한 언론인은 2명, ‘광고와 협찬이 없더라도 정보제공 등 홍보성 기사의 경우 대체로 요청에 응하는 편이다’가 3명, ‘광고와 협찬의 경우, 요청이없더라도 기사 작성 시 은연중 고려하게 된다’가 2명이었다. 기타의견으로 ‘요청받은 적이 없다’, ‘요청받은 적은 드물고, 요청받더라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특별히 없다’ 등의 기타의견이 있었다.「행정 등의 기관에서 제공되는 보도자료의 경우, 어떤과정을 거쳐 기사화가 됩니까?」라는 질문에는 ‘직접 취재를 통해 기사화한다’가 6명, ‘보도자료나 통신사 자료를 참고해 간접 취재를 하는 경우가 많다’가 5명, 기타의견으로 ‘사실 확인 후 기사화한다’가 있었다.「지역 현안이나 이슈 등에 대한 기획/특집 취재 횟수는어느 정도 됩니까?」라는 질문에 ‘일주일에 1회 이상 하고있다’가 2명, ‘1개월에 1회 정도이다’가 1명, ‘지역 내 이슈 발생 시 취재’가 1명, ‘기획/특집 담당 인력과 부서가 없어 비정기적이다’가 2명이었다. 기타의견으로 ‘부정기적이다. 많을 때는 한 달에 3~4차례, 적을 때는 1~2차례이다’, ‘한 달에 2~3차례’, ‘매일 비중을 두고 한다’, ‘기획 특집 등의 개념을 몰라 답변이 힘들다’ 등이 있었다. 지역 현안/정책 보도 경향지역 현안과 정책에 대한 보도 경향 질문을 던졌다. 「지역의 현안이나 쟁점 발생 시, 보도 경향은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에 ‘정책 시행과 사업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과 단체들의 관계를 주목한다’가 2명, ‘대형프로젝트의 경우, 토론회 등 여론 수렴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에 주목한다’가 5명, ‘포퓰리즘 정책 여부에 대한 일련의 내부 토론과정을 거친다’가 1명, ‘지역발전 방안의 하나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보도 경향을 취한다’가1명이었다. 기타의견으로 ‘현안과 쟁점이 사람 특히 약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초점으로 취재한다’, ‘사안마다 보도 방향성은 다르지 않나?’ 등의 의견이 있었다. 「시민의 대의기구인 시의회 관련 보도 경향은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에 ‘시정 질문이나 5분 발언 등 개인 의정활동에 주목한다’가 1명, ‘조례 제정 등 지역발전 관련 의정활동에 주목한다’가 1명, ‘행정사무감사 등 행정에 대한 비판과 감시기능에 포커스를 맞춘다’가 8명, ‘대형 프로젝트 등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대한 의회의 견제기능에 주목한다’가 1명, 기타의견으로는 ‘지방의회에 대한언론의 관심이 적다’는 의견이 나왔다.「지역쟁점에 대한 보도 경향은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에 ‘지역쟁점 발생 시, 이해당사자 간의 견해를 충분히 반영한다’가 7명, ‘특집/기획/전문가 의견 수렴 등의 심층보도 형태를 취한다’가 5명이었다. 지역 언론 신뢰도 구축과 언론의 위기 극복지역 언론의 신뢰도 구축과 생존의 위기에 서 있는 언론의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지역 언론의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팩트에 근거한 기사의 객관성 확보가 필요하며, 지역 언론이 처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방송과 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역 언론의 신뢰 구축을 위한 급선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팩트에 근거한 기사의 객관성확보’가 6명, ‘엄정한 윤리강령의 제정과 실천’이 1명,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통한 비판과 감시기능 회복’이 5명이었다.「지역 언론이 처한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지역 방송과 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범위의 확대’가 8명, ‘지역 언론에 대한 시민후원’이 4명이었다. 기타의견으로는 ‘재정적 위기 극복이 아니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응답했다.「현재 시행 중인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과 지역방송 발전지원특별법이 지역 언론의 위기 극복을 위해 보완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신문과 방송 등 지역 언론기관에 대한 지원범위를 넓혀야 한다’가 3명, ‘한시법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가 4명, ‘지역 언론의 활성화를위한 경남도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한다’가 5명이었다. 마지막으로 「지역 언론이 생존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지역 언론의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극복방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언론사별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A사지역 언론의 위기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경영상의 위기, 다른 하나는 모바일로 급변하는 언론 환경이다. 경영상의 위기는 방송은 광고 급감, 신문은 구독자 급감에 따른 적자 구조에서 기인한다. 언론 환경이 급변하기 때문에 방송이나 신문 모두 극복 방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언론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언론 환경 변화는 1인 언론, 이른바 크리에이터 양상이다. 모바일, 특히 유튜브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기존 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고, 외면받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방송과 신문이라는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를 벗어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방송이나 신문 모두 모바일과 포털 등으로 발 빠르게 진출을 할 경우 영향력 유지는 가능할 수 있지만 경영상 위기는 극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요건 중의 하나가 ‘신뢰성’이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를 ‘장기간’ 전달하다 보면 쌓이는 게 신뢰이다.서부경남 일부 지자체엔 50개가 넘는 언론사의 기자가 출입한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언론사가 난립하고 쉽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지자체의 지원과 행사 사업, 이권 개입을 위해 언론사를 차리거나 언론인을 자처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고 들었다. 이런 환경 아래 신뢰성을 담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다매체는 시대의 흐름이고, 특히 지역에서 다매체 환경을 스스로 자초한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생존을 위해선 흥미를 돋우는 자극적인 기사 생산이 아니라, 믿을 수 있고, 지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만드는 언론사 본연의 존재 이유에 집중해야 한다.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자본력을 갖춘 토대 위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간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결국 생존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역 시민단체를 통한 아젠다 기획과 SNS를 통한 온라인 매체 강화도 하나의 방안이 된다. B사언론사 스스로 자생능력을 갖추는 것이 선결돼야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원 방안 마련 역시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언론이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하고 지역민과 지역사회의 호응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지역 언론사가 갖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원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결국 지역의 ‘창’이 되기 위해서는 자본으로부터 독립이 필요하다. 지역 언론사의 경우 지자체의 예산에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보다 뚜렷한 대안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가령 시민후원 등이 필요하다. C사지자체의 취재 지원 확대와 시민후원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자립을 하든 후원을 받는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진주평론이 실시한 「지역 언론의 현주소와 미래」 설문 인터뷰 조사를 통해 생존의 위기에 놓인 지역 언론들이 위기 상황에서도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과 지역 언론의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단초를 얻었다는 점 역시 성과라고 할 것이다.생존 위기에 놓인 지역 언론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후원이 가장 필요하다. 더불어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과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이 가진 한시적 기능을 고쳐 상시적인 지원이 될 수 있는 일반법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역 정치권의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언론의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지금, 변화하는 생태계 속 언론의 생존 방안에 대해 기존의 언론과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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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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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1
Cover story ┃설문인터뷰┃지역언론의 현주소와 미래 (1)
언론 홍수시대의 도래대한민국 국회에 출입하는 기자는 현재 1,700명(2020년 5월 11일)에 이르고있다. 국회에 등록한 언론사만 507곳이며,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의 국회 활동도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유튜버를 주요 창구로 활용하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다양한 언론 생태계속에서 우리는 이른바 언론 홍수시대(言論 洪水時代)를 맞이하고 있다. 진주시도 가장 많은 언론사와 기자가 모이는 핵심 취재처 가운데 하나이다. 진주시에 따르면 진주시청 출입을 위해 시에 등록된 언론사(2020년 5월 11일 현재)는 55곳, 출입기자는 55명에달한다. 진주시에 출입하는 언론사 기자에 따르면 언론사별로 최소 1명 이상의 기자가 출입한다고 가정할 때 적어도 100여 명에 가까운 기자들이상시 출입하는 셈이 된다.매체별로 분류해 보면, 신문사 16곳, 방송사 7곳, 통신사6곳, 인터넷 언론 20곳, 주간지(주간/격주간/월간) 5곳,종합미디어 1곳이다.(표1.진주시청 출입언론사) 진주시가 기존의 기자실을 브리핑 룸으로 전환한 이후, 진주시 출입기자의 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기자실 운영방식 당시에 등록된 언론사는 12곳이었지만, 브리핑 룸이 개방된 이후 2년여 만에 무려 43곳의 언론사가 늘어난 것이다. 언론 전성시대를 넘어 언론 홍수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다른 출입처에 비해 출입과 취재가 자유로운 진주시는 최근의 미디어 매체의 다변화에 따른 다양한 언론 군상을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같은 다매체 언론환경은 지역 언론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정보 제공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가짜뉴스와 같은 뉴스의 질적 하락 등으로 언론의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도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기레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도 신뢰성 하락에 따른 결과물이다.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모 언론사 전직 기자인 A 씨의 증언에 따르면 ‘행정과 언론의 관계 설정’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역 언론의 경우,실질적인 자본력을 행사하고 있는 진주시를 비롯한 기관·단체 등과 같은 출입처와의 관계 설정 여부에 영향을받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각종 행정기관에서 제공되는 광고와 협찬, 각종행사·사업 예산 등이 언론사의 경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과 언론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자본의 개입 문제는 언론 본연의 역할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역 언론의 생존 위기 타개책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정작 문제는지역 언론이 견지해야 할 언론 본연의 역할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실천이라는 게 전직 기자 A 씨의 뼈아프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조언이다. 언론 위기론의 확산과 지역 언론의 역할한국언론재단이 최근 현직 언론인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생존의 위기에 서 있는 언론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한국언론재단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산업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질문의 평균 점수가 5점 만점에 4.39로 나타났다. 언론인 스스로가 우리나라 언론산업이 위기 상황에 빠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언론인 대다수가 언론의 신뢰 회복과 조직혁신으로 언론산업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가짜뉴스의 등장으로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인식에도 공감했다.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가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짜뉴스를 물리칠 수 있다는 대안도 내놓았다. 더불어 아마존의 증강현실을 이용해 최적의 선택을 돕는 온·오프라인 연계 ‘증강 저널리즘’과 ‘TTS (Text to speech, 문자를 음성으로 인식하는 기술)’, 쇼핑 가이드 역할을 하는 ‘서비스 저널리즘’ 등과 같은 언론 혁신 모델도 제시됐다.언론 위기론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계의 현실은 암울하다. 위기론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점은 지역 언론이 처해 있는 현안에 대한 분명한 인식(언론사 생존문제)은 물론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가치 추구와 역할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더불어 지역 현안이나 쟁점 발생 시, ‘정책 시행과 사업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과 단체들의 관계를 주목’하고, ‘대형프로제트의 경우, 토론회 등 여론 수렴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에 주목한다’는 인식도 분명하다. 지역 현안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지역 쟁점의 경우에도 ‘이해당사자 간의 견해를 충분히 반영’하고 ‘특집/기획/전문가 의견수렴 등의 심층보도를 한다’는 보도경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 언론의 신뢰 구축을 위해 ‘팩트에 근거한 기사의 객관성 확보’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통한 비판과 감시기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언론의 신뢰 회복과 위기 극복의 단초는 마련되어 있다고 보여진다.지역 언론이 안고 있는 생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방송과 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 범위의 확대’이다. 현재 한시법인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과 지역방송발전지원법의 일반법 전환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지역 언론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통한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더불어 ‘지역 언론에 대한 시민 후원’의 문제도 중요하다. 지역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만이 지역 언론을 생존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언론의 기능과 역할「지역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질문에 설문 인터뷰에 참가한 언론인들은 지역 언론의 현안이 ‘언론사의 생존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지역 언론이 안고 있는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권력(정치/행정)으로부터의 독립’(2명)보다는 ‘언론사의 생존문제’(10명)라는 대답이 월등히많았다. 지역 언론이 생존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지역 언론이 추구해야 할 가치 혹은 역할은 무엇이라고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언론의 가치이자 역할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언론사가 추구하는 창간정신 혹은 창간목적의 이행이다’에 1명이 답한 반면,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라고 답한 언론인이 9명, ‘지역사회의 올바른 방향 제시이다’라고 답한 언론인이 1명, ‘지역주민에 대한 다양한 정보의 제공이다’라고 답한 언론인이 1명이라고 답했으며, 복수의 답을 적은 언론인도 있었다.지역 언론의 역할 수행에 관한 질문에 지역 언론들은 대체로 역할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일부는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귀 언론사에서는 지역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0명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2명이 ‘그렇지 못하다’라고 답했다.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영과 운영의 어려움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타의견을 제시했다.언론 홍수시대를 맞아 다매체 언론 환경이 지역 언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다양한 답변들이 쏟아졌다.「이른바 언론 홍수시대를 맞아 다매체 언론 환경이 지역언론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보의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답한 언론인이 6명이었다. 긍정적으로 답한 이유로는 ‘특정 언론의 시간과 지면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와 ‘대세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정보의 정확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려 노력한다’라고 응답했다.‘정보의 질적 수준 측면에서 부정적이다’라고 응답한 언론인은 4명이었다. 부정적으로 답한 이유로는 ‘가짜뉴스가 늘어나면서 팩트체크까지 요구되고 있는 등 정보의다양성보다 오히려 기사의 질적 하락을 부르고 있다. 이것은 언론의 신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레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신뢰성 하락 때문이다’, ‘다매체 구도 아래 속도와 흥미 위주의 경쟁이 과도하게 펼쳐지면서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립에 따른 정제되지 않은 뉴스나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뉴스가 너무 많다’, ‘기존 매체들의 반성과 자극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진주시의 언론정책에 관한 질문도 던졌다. 「출입기자제도가 폐지되고 기자실 개방에 이어 브리핑 룸으로 전환됐습니다. 이같은 언론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취재의 자유 등 언론의 선진화에 기여한다’고 답한 언론인은 4명, ‘언론의 취재와 보도에 관한 규제로 이어지는일종의 취재제한조치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언론인이 2명, ‘권력 비판을 지향하는 지역 언론에 대한 권력의 자율성 침해 소지가 있다’에는 무응답이었으며, ‘정보의 질적 수준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라고 응답한 언론인은 4명이었다. 기타의견으로는 ‘기자실 개방은 취재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검증이 안 된 기자들로 인해 자질문제, 신뢰 추락 등을 부르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출입기자제는 대부분 기관에 남아 있다’, ‘출입기자제도 폐지에 있어 형식은 폐지됐지만 여전하다고생각한다’, ‘브리핑 룸으로 전환되었지만 출입기자들의기득권은 여전하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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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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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36
Cover story ┃창간특집 설문조사┃ 코로나19와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평가와 대안 (2)
공모형 지원사업의 허와 실「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가운데 공모형 지원사업이 전국적으로 많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모형 지원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중복선택 가능)」라고 질문했다.이에 대해 ‘진짜 지원이 필요한 기획, 연출, 연기자, 스태프 등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인들은 배제되는 단점이 있다’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공모형 예술지원사업은 예술인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다’라는 응답자가 13명,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가 10명, ‘공모형 지원사업의 경우, 수행과정에서의 피로감은 물론 명확한 지침의 부재로 향후 문제의 소지가 있다’가 6명이었다. 기타의견은 2명이었다.기타의견은 ▲공모사업에 문화예술인이 취할 수 있는 항목은 운영 인건비인데, 인건비 자체가 낮기 때문에 일시적 공모사업은 도움이 안 된다 ▲공연예술전문가의 의견과 현장 스태프(조명, 음향, 무대)의 의견이 반영된 가이드라인을 구성하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의 지속성 여부「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정부와 지자체의 다양한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이 계속성을 갖고 지원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이에 대해 ‘단기처방임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 사실상 중단 가능성이 높다’라는 응답자가 13명(40.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지원정책 자체가 문화예술의 생태계에 대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일회성에 그쳐 중단될 것이다’라는 응답자가 11명(36.7%), ‘지원규모와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원정책은 유지될 것이다’가 6명(20.0%)이었다.응답자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예술공연 시장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라는 개인 의견도 있었다.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우선 순위「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계에 대한 긴급지원정책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순위를 매겨주십시오.」라고 질문했다.문화예술계에 대한 가장 시급한 긴급지원정책이 ‘문화예술계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정책과 대책 수립’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12명(4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예술인 직접 지원을 통한 생존권 지원정책이 시급하다’가 7명(23.4%), ‘생태계 중심의 지원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가 4명(13.4%), ‘문화예술계 당사자 중심의 거버넌스를 통한 지원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가 3명(10%), 기타 의견으로는 ‘예술인 복지기금 조성’ ‘예술인 고용보험’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 ‘지역중심의 지원구조 마련’이 각각 1명(3.3%)이었다. 진주시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평가「현재 진주시가 추진 중인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전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이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가 14명(46.7%)으로 가장 많았고, ‘만족스럽지 못하다’가 8명(26.7%), ‘지원혜택을 받지 못했다’가 5명(16.7%), ‘매우 만족한다’가 1명(3.3%)이었다. 문화예술계 위기 극복 위한 진주시 정책과 대안「진주문화예술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진주시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긴급지원정책과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질문했다.이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어떤 정책보다는 실내행사와 실외행사를 구분해야 한다. 행사를 무조건 하지 않기보다는 야외행사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계획하고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예산을 한 곳으로 몰아 치우쳐 지출하지 말고, 진주문화예술인들의 생활안정에 기반을 둔 정책과 지원을 바란다.▲예술인들에게 직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주지역에 어떠한 사업이 필요한지, 행정의 판단이 아닌 협력을 통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문화예술계의 전체적인 거버넌스를 통해 장·단기적인 목적성과 방향성을 설정한 후, 지원방식 논의 하에 지원제도를 만들어야 한다.▲진주시 관내 문화단체와 관련 업체 현황을 파악하여 데이터 구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지원방안에 대한 참여자의 토론을 통하여 실질적, 실효적 지원책 강구해야 한다. 미국의 뉴딜 정책과 유사한 미래지향적인 계획 수립을 통해 문화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진주시는 문화예술계를 아직도 보여주는 공연인 무대행사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예술은 미래 진주를 먹여 살릴 사업이며 경제적 가치가 있는 분야로 인식하고 행정 지원에 노력해야지 간섭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인식 전환이 우선되고 난 후 문화생태계에 대한 공론을 시작해야 한다.▲문화예술인들의 생태계 조성이 가장 근본적이고 최종 목표여야 한다. 이를 위한 간담회, 포럼 등의 개최를 통해 단순한 경제적 지원 이외의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예술인 주거환경, 공간 조성,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진주시 공식미디어 플랫폼 구축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창출 모델 구축, 지역의 예술을 중심으로 시태 파악이 중요하다.▲우리 문화를 지키고 있는 지킴이인 문화재단체 이수자들에게 상시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었으면 한다.▲예술인들의 역량강화가 되기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단편적으로 일회성에 그치는 공연 위주의 지원보다는 지속적인 사업 위주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예술인 등록인들의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공모사업과 문화재 지원 이외에도 지원을 해서 생존권 보장과 예술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현재 창작예술단체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전통예술을 보존하고 이어나가고 있는 예술단체 중에서 이수자들에게는 현재 지원금이 전혀 나오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자들은 전통예술을 이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진주는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무형문화재 종목이 많은 도시이다. 그러므로 다른 도시와 동일한 지원방식이 아닌 진주시의 지역정체성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이수자들에게 공모전을 통하여 긴급지원정책이 되는 것이 진주시의 지역정체성을 잘 살리면서 전통예술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종합적인 대책,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재난상황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예술인 개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현재는 최선을 다해 지원과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이번 위기가 아닌 다른 문제가 또 생길 것이다. 앞으로 대비책이 준비되어야 한다.▲진주문화예술계 현황에 대한 조사와 각 생태계별 지원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문화생태계를 고려한 지원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진주시와 진주시의회가 고민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문화예술정책진주평론이 실시한 창간특집 설문조사를 통해 진주의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지원정책 방향성에 대한 의견도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진주의 문화예술정책과 긴급지원정책 방향은 이른바 ‘문화뉴딜정책’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위기 상황에 처한 문화예술인들이 예술 이외의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전반적인 전망에 의하면, 현 문화예술 생태계의 위기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역 문화예술의 회복 정책과 기존 정책의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사실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것과 같이, 성과지표와 회계정산이 핵심인 공모사업 방식을 통한 지원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문화예술 생태계 전반을 대상으로 운영비와 인건비 등의 지원과 문화예술 소비촉진 지원사업 등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정책의 발굴과 문화예술협동조합 등 문화예술인들의 협업과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또한 문화예술계 당사자 중심의 거버넌스를 통한 지원정책 수립 역시 매우 중요하다.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들이 대부분 공모사업 위주인데다, 문화예술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사업 추진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문화예술계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분야별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지원정책 수립 없이는 문화예술계의 지속가능한 지원정책은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다음으로는 예술인 직접 지원을 통한 생존권 지원정책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예술단체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공연 제로=수입 제로’라는 상황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예술단체들의 하소연이다. 따라서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켜나가고 있는 예술인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고려도 병행되어야 한다.더불어 문화예술 생태계 중심의 지원계획 수립 역시 시급하다. 문화예술 생태계라는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문화예술계를 구성하고 있는 기획자, 연출자, 연기자, 스태프는 물론 무대공연에서 소외되었던 음향, 조명, 무대 등의 종사자들에 대한 지속가능한 지원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더불어 예술인복지기금 조성과 예술인고용보험 등 예술인들의 예술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역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진주문화예술의 공공성 강화가 핵심코로나19에서 얻은 교훈의 핵심은 ‘공공성(public interest)’이다. 코로나19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언택트(비대면) 역시 공공성 이후의 가치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진주문화예술 정책 수립은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지역의 문화예술계는 이른바 정보통신사회라는 이기(利器)에 직면하고 있다. 진주시의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이 이른바 비대면 공연으로 가치가 옮겨가면서, 정보통신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문화예술공연들의 정체성은 그대로인 반면,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계는 영상 등 정보산업의 그늘 속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영상사업자나 광고, 디자이너 산업 등에 창작권과 연출권을 빼앗기고, 영상 속의 그림을 담당하는 부속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결론적으로 진주의 문화예술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반면 대응방안으로 제시되는 문화예술의 영상산업화에 방점을 찍는다면 이른바 재난마케팅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지역의 문화예술이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구축, 경제선순환을 위한 최소한의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문화예술계의 패러다임이 변하면, 문화예술계 역시 그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정보통신에 문외한이던 문화예술계가 정보통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원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문화예술의 쇠퇴를 방지하고 스스로 문화예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코로나19로 인해 진주 문화예술이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상황을 헤쳐나갈 뚜렷한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처한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문화예술 정책의 근본적인 대전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진주 문화예술 정책의 변화 못지않게 문화예술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진주의 문화예술계를 감안하면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지역의 문화예술이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구축, 경제선순환을 위한 최소한의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문화예술계의 패러다임이 변하면, 문화예술계 역시 그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정보통신에 문외한이던 문화예술계가 정보통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원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문화예술의 쇠퇴를 방지하고 스스로 문화예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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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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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4
Cover story ┃창간특집 설문조사┃ 코로나19와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평가와 대안 (1)
설문조사 개요본 설문조사는 진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단체, 예술단체, 공연기획사, 연출자, 연기자, 스태프, 마케팅 등 문화예술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분야의 활동가 30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 방식은 직접방문과 간접방문(이메일 등) 방식으로 문화예술단체의 대표, 간부, 평직원, 프리랜서, 비정규직 등으로 나누어 무작위 추출방식을 통해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2020년 6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간 실시했다.조사내용은 ▲응답자의 일반적인 사항(성별, 연령별, 직위, 수입)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계 위기에 대한 인식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 피해 분야 ▲정부와 지자체 긴급지원정책 수혜 여부와 평가 ▲정부와 지자체 지원사업 혜택 여부 ▲긴급지원정책의 지속성 여부 ▲코로나19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지원정책 방향 ▲진주시 긴급지원정책에 대한 평가 ▲향후 문화예술계 지원정책 방향성 등이다. 설문조사 분석‘코로나19와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정책 평가와 대안’ 설문조사에는 진주의 문화단체, 예술단체, 공연기획사, 연출자, 연기자, 스태프, 마케팅 등 문화예술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분야의 활동가 30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성별로는 남자가 14명(46.7%)이며 여성은 16명(53.3%)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명(6.7%), 30대가 7명(23.3%), 40대가 8명(26.7%), 50대가 9명(30.0%), 60대가 1명(3.3%), 70대가 3명(10.0%)로 나타났다.종사분야별로는 예술단체가 13명(43.3%)로 가장 많았고, 문화단체가 5명(16.7%), 공연기획사가 5명(16.7%), 연기자가 5명(16.7%), 스태프가 1명(3.3%), 기타가 1명(3.3%)이었다.소속단체의 지위는 평직원이 9명(30.3%)으로 가장 많았고, 대표가 8명(26.7%), 간부가 7명(23.3%), 프리랜서가 5명(16.7%), 비정규직이 1명(3.3%)를 차지했다.월 평균수입은 100~200만 원이 18명(60.0%), 200~300만 원이 4명(13.3%), 300~400만 원이 3명(10.0%), 400~500만 원이 1명(3.3%), 기타가 4명(13.4%)이었다. 코로나19와 문화예술계의 위기 연관성「문화예술인들이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문화정책과 예술계에 내재된 위기 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해 폭발한 것이다’라는 응답자가 14명(46.7%)으로 가장 많았다.이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문화정책이 코로나19와 같은 긴급상황에 대비하는 정책 수립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른바 국가의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전국의 문화예술행사가 금지되었고, 문화예술인들은 수입이 ‘제로’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공익을 위해 희생했다. 그나마 지원금에 연명하면서 참아냈다. 장기적인 안목 부재의 문화정책과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이 지금의 문화예술계의 위기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다음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이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라는 응답자가 10명(33.3%)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문화예술계의 위기가 곧 공공성의 위기이며,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정책 수립 패러다임의 변화 역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춘궁기(1~4월)로 표현되는 생활위기의 사실상 반복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응답자가 6명(20.0%)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계의 춘궁기는 문화예술 행사가 거의 전무한 1월부터 4월까지를 의미한다. 응답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 중단된 문화예술 행사가 기존의 춘궁기의 생활위기와 별단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보인 것이다.기타의견으로는 ‘진주시의 지원책이 너무 미약하고 단순하다. 실질적으로 지원이 없다고 봐야 한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정책이 정말 필요하다’고 의견제시를 했다.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계 전망「코로나19 이후,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문화가 사실상 문화예술계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향후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이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14명(46.7%)으로 가장 많았다. 문화예술의 특징이 현장성·대면성·집단성의 유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다음으로는 ‘코로나19 이전의 문화예술계 상황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1명(36.7%)이었다. 이른바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문화예술계의 패러다임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의 필요성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문화예술인의 공공 일자리 전략 수립과 사회안전망 구축, 경제 선순환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안전망 구축의 경우에는 현 문화예술계를 위한 가장 시급한 정책이다. 문화예술인들에게 4차산업에 걸맞은 일자리가 주어졌다면 현재와 같은 일시적·비정규적인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다음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면 예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1명(3.3%)이었다.기타의견을 제시한 응답자는 4명(13.3%)이다. 기타의견으로는 ▲새로운 문화예술공연의 플랫폼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일자리창출 분야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공연무대에서 간과해왔던 준비자(스태프, 조명 등)들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다. 공연자의 소모품이 아니라 연출자로서의 위상 정립이 될 것이다.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예견하기가 힘들다 ▲또 다른 양상이 보여질 듯하다 ▲비대면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등이었다.코로나19가 초래한 문화예술계 피해 분야「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술공연단체’가 9명(30.0%), ‘문화예술 관련 프리랜서 또는 비정규직(연기자, 스태프 등)’이 9명(30.1%)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는 ‘공연기획단체’가 4명(13.3%), ‘문화예술 임대사업자(음향, 조명, 무대 등)’가 각 4명(13.3%)으로 나타났다. 기타의견을 제시한 응답자는 4명(13.3%)이었다. 기타의견으로는 ▲전 분야가 해당된다. 하지만 전문예술인(예술이 생업인 자-생계 직면)과 생활예술인(예술이 부업)의 정도가 차이가 있다. 생활예술인의 경우에는 다른 대안이 마련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예술인의 경우 생계와 직결되어 있다. 지원책 마련에 감안되어야 한다. ▲예시에 나타난 단체 모두가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어느 분야라고 선택하기 어렵다 ▲모든 단체가 피해는 같을 것이다 ▲문화공연과 예술공연단체가 가장 피해가 크다 등이었다.향후 문화예술계 지원정책 수립 시,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의 구분에 따른 지원정책의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지자체 지원정책 지원과 혜택 여부「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문화예술계에 대한 긴급지원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음 항목 중 지원을 받은 정책이 있다면 체크하고 지원받은 정책을 적어 주십시오.」라고 질문했다.응답자들은 ‘예술인 직접지원(현금지원/창작준비지원/긴급재난지원)’을 받았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10명(33.3%)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기존 보조금 운영 지원사업(기존 축제 등의 보조금을 활용한 지원사업)’이 6명(20.0%), ‘공모형 지원사업(창작지원활동 등)’이 5명(16.7%), ‘뉴딜형 지원사업(공공문화사업지원/주민대상 온라인콘텐츠 개발 등’이 2명(6.7%)이었다. 기타로는 ‘예술인, 지자체 지원’이 2명(6.7%), 지원을 받지 못한 응답자도 5명(16.7%)이었다.정부·지자체의 긴급지원정책 도움 여부「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긴급지원정책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이에 대해 ‘대부분의 지원정책이 단기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응답자가 17명(50.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긴급지원정책이 오히려 정부와 지자체 홍보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가 7명(23.3%), ‘지원정책이 다양해서 위기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가 각각 7명(23.3%)이었다. 기타의견(2명)으로는 ▲긴급지원정책 대부분이 공모사업이다. 공모사업은 보조금사업이다. 보조금은 100% 지출을 기본으로 한다. 문화예술인의 생계에 도움이 안 된다 ▲진주시의 선제적 지원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영상 전환 등 비교적 잘되는 편이다 등이 있었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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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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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진주시 청년정책에 대한 제언
황경규┃진주평론 발행인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청년이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분노할 때 비로소 세상이 변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 때,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년’이 그 대안이다. 대한민국 청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개화기의 청년은 봉건적 사회질서 타파와 근대적 사회개혁의 주역이었고, 새로운 사회의 주체임을 천명한 1900년대는 청년의 지위와 가치를 확립하고자 노력했다. 산업화시대에는 사회의 각종 부조리와 정치와 권력의 부정과 탄압에 항거하는 주역으로 기능했다. 3·15 부정선거 규탄과 6월 민주화 항쟁 등은 대한민국 청년이 국가를 이끌고 보존하는 주체이자, 대안이었음을 역사 속에서 증명하고 있다.현대사회에서의 청년의 위상은 추락했다. 과거 세대 청년들이 추구하던 목표는 고속성장 시대에 밀려 추진동력과 방향성을 잃었다. 사회참여 기회는 제한되고, 사회진입도 어려운 시대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청년 세대를 풍자하는 ‘N포세대’ ‘헬조선’ ‘수저계급론’이 등장하고, ‘갭이어’ ‘딩크’ ‘욜로’ ‘쓰죽회’ 등과 같은 청년 세대의 새로운 인생관이 생겨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의 암울한 현주소이다. 청년이 미래 국가 운영의 주체라는 새로운 사회 인식의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의 청년을 인정해야 한다. 최근 ‘사회혁신에서의 청년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더불어 청년이 주체가 되는 청년정책의 기조가 수립되어야 한다. 청년정책의 방향도 ‘국가가 일방적으로 청년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청년 당사자에게 청년정책의 아이디어 제공자가 아닌 아이디어 가공자 역할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다.정부와 지자체가 청년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청년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청년정책은 청년활동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설자리’, 뉴딜일자리 사업인 ‘일자리’, 청년 주거환경 사업이 핵심인 ‘살자리’, 청년활동공간 조성사업인 ‘놀자리’ 등 4개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최근 지방정부의 청년정책 트렌드는 단연 ‘청년기본조례’ 제정이다. 청년기본조례 제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의 형성과 발굴로부터 출발하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청년문제와 청년정책의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청년문제에 대한 공감대 확산’과 ‘지속가능한 청년정책의 발굴’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청년기본조례 제정과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뒷바라지 행정’이다. ‘행정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운영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 더불어 청년정책 수립에 있어 주체의 부재라는 변명 역시 더 이상 용납되어서 안 된다. 지역에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제대로 참여할 다양한 사회적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음을 자인해야 한다. 청년정책의 출발은 반드시 이 지점에서 출발되어야 한다.서울시의 청년정책 슬로건은 ‘청년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주세요’이다. 한국의 청년정책이 여전히 청년들의 주도하에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청년정책 역시 그다지 새롭거나 과감하지 못하다는 우회적인 표현일 수도 있다. 지역이 청년주체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들이 적극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청년정책에 왕도는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이라도 청년이 주체가 되어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청년들에게 그 기회를 제대로 제공한 적이 없다. 지금도 늦지 않다.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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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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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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