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규/진주평론 발행인
2025.08.12 PM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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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룡(翼龍), 진주 하늘을 지배하다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
백악기(白堊紀) 익룡(翼龍)이 진주의 하늘을 지배했다. 일억 일천만 년 전 백악기 익룡의 땅이었던 진주(晋州)는 자연사(自然史)의 보고(寶庫)이다. 중생대 백악기 공룡(恐龍)은 진주 땅의 지배자였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육식공룡의 화석을 보유한 화석산지(化石産地) 진주는 1억여 년 전 백악기 자연유산(自然遺産)의 보물창고임에 손색없다.
진주에는 4개의 공룡화석산지가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천연기념물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공룡축제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경남 고성군은 화석 관련 천연기념물이 2개에 불과하다. ‘화석산지(化石産地) 진주(晋州)’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 최대의 중생대 익룡 발자국 화석이 전시된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서 ‘고고(古古)한 자연사 여행’을 떠나 본다.
익룡(翼龍), 진주 하늘을 날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생대 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 새’를 포함해 새 발자국 화석 642개와 육식공룡인 수각류의 발자국 화석 67개가 발굴되었다. 당시 이 화석산지는 문화재계와 학계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진주는 다양한 중생대 백악기 생물들의 흔적인 화석이 존재하고 있는 세계 최대, 최고의 화석산지로 고고학계에 등장했다. 진주혁신도시 조성 공사 중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543호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가 바로 그곳이다.
경남 진주 혁신도시 개발 사업 조성 공사 구역 내 입회 조사를 실시하던 중 토목공사 구역의 퇴적층에서 익룡 발자국 화석, 새 발자국 화석, 수각류 발자국 화석 등의 화석이 대규모로 발견되었다.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익룡 발자국은 개수, 밀집도, 그리고 보존 형태 등에서 국내 최대로 발견되어 학술적 가치와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2011년 10월 14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 백악기 하늘을 지배했던 익룡과 다양한 화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자연유산적 가치
세계 최대 규모의 익룡발자국 화석이 매우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발견되었다. 이는 중생대 백악기 당시 익룡의 행동 특성 연구와 익룡의 해부학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 특히 단일 지역 내에서 최고의 생물 다양성 군집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전 지구적인 백악기 공룡시대의 고생태와 고환경 이해에 있어 중요한 자연사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 지역에 분포하는 백악기 진주층은 호수 또는 호수주변부 퇴적환경에서 형성되었으며 발자국 화석의 생성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
고고학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익룡 발자국을 비롯해 매우 잘 보존된 도마뱀 발자국, 세계 최소 랩터 발자국 등 진주에서 발견된 우수한 화석들이 가지는 가치와 중요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1996년 전남 해남에서 아시아 최초로 300여 점의 익룡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경남 하동, 사천, 거제 등지에서도 나타났다. 하지만 진주의 화석산지는 규모 면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산출된 곳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발자국 화석의 경우에는 걸어 다닌 흔적인 ‘보행렬’도 5개 이상 발견이 된 것은 물론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주는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을 개관하고, 익룡 발자국 2,500여점을 비롯해 중생대 백악기 생물들의 화석을 전시함과 동시에 1억 1천만년 전 익룡과 공룡 등 당시 동물들의 발자국 화석을 보유한 진주의 고고학적 가치를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발견된 주요 발자국 화석은 익룡 발자국 2,486개, 새 발자국 1,220개, 육식공룡 발자국 122개, 초식공룡 발자국 47개, 척추동물 발자국 11개 및 악어·도마뱀·개구리·포유류 발자국 등 약 4,000여개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재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 전시된 주요 화석은 다음과 같다. ▲밀집된 익룡 발자국 화석 ▲ 아주 작은 아기 익룡의 발자국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의 발자국 ▲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육식 공룡인 랩터의 발자국 ▲ 중생대 백악기 호수에 살았던 악어와 거북의 발자국 ▲ 가느다란 발가락 자국들이 선명하게 남겨진 도마뱀 발자국 ▲ 캥거루처럼 뒷발 두 개로만 깡충깡충 뛰어다니던 뜀걸음형 포유류의 발자국 ▲ 수컷 육식 공룡이 짝짓기를 위해서 암컷 육식 공룡을 유혹했던 구애 흔적 ▲ 네 발로 걸어 다닌 포유류의 발자국 ▲ 정체를 알 수 없는 대형 척추동물의 발자국 등이다.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의 진주화석관(晋州化石館)에는 진주혁신도시 조성 공사 중 발견된 1억 1천만 년 전 살았던 익룡 발자국 화석뿐만 아니라 희귀한 도마뱀 발자국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발자국, 캥거루쥐 발자국까지 다양한 발자국 화석이 전시되어 있다.
희귀한 도마뱀 발자국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는 전 세계에서 단 3개만 발견된 1억 1천천만년 전 도마뱀 발자국이 전시되어 있다. 도마뱀은 무게가 가벼워 발자국을 남기기 어렵고 서식지가 달라 공룡에 비해 화석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발자국
거대한 육식공룡의 이미지와 달리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룡인 랩터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발자국 길이가 1cm로 ‘진주에서 발견된 드로마에오사우루스의 발자국’이라는 의미로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라루스(Dromaeosauriformipes rarus)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랩터는 세 개의 발가락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먹이를 낚아 채기 위해 위로 휘어져 있어 두 개의 발자국을 남긴다.
최초 발견, 억어 발자국 화석
혁신도시 조성 공사 중 가장 먼저 발견된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 공룡과 함께 생활한 악어(鰐魚) 발자국 화석이다. 발견된 화석수는 2,486개이다. 악어는 앞다리는 5개의 발가락, 뒷다리는 4개의 발가락을 갖고 있다.
뜀걸음 포유류 발자국 화석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는 ‘진주에서 발견된 한국의 뜀걸음 발자국’이라는 의미의 학명이다. 이 발자국 화석은 캥거루처럼 두 발로 깡충깡충 뛰어다녔던 작은 포유류이다.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의 진주화석관(晋州翼龍館)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익룡 발자국 화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진주에 살았던 익룡으로 추정되는 듕가리프테루스의 뼈 화석(복제)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 익룡 발자국 화석산지
진주혁신도시에서 발굴된 익룡 발자국은 8개의 발굴 지층에서 2,500여 개가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발자국은 1, 4, 8층에서 800여 개씩 발견되었다. 특히 일부 익룡 발자국에는 물갈퀴와 발톱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어 ‘최대 최고의 익룡 발자국 화석산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진주에 살았던 익룡
진주에서 발견된 익룡 화석은 ‘듕가리프테루스 화석(Dsunggaripterus Weii)’와 ‘안항구에라 화석(Anhangguera Blittersdorfi)’이다.
듕가리프테루스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끝이 뾰족하고 길쭉한 턱으로 위로 굽어있고, 턱 앞부분은 이빨이 없으나 턱 뒤쪽에는 강하고 뭉툭한 이빨을 가지고 있어 부리로 조개 등을 찾아 이빨로 부숴 먹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안항구에라는 포르투칼어로 ‘늙은 악마’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약 4.6m의 큰 날개를 가지고 있는 중형급 익룡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개구리 발자국
진주에서 발견된 개구리 발자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4번째 발견이다. 개구리 발자국 화석을 보면 4개의 앞발과 뒷 발자국이 보존되어 있고, 연속적인 뜀걸음 보행렬(hopping trackway)이 관찰된다. 새 발자국 화석들이 함께 보존되어 있는데, 이것을 통해 새들이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서 이곳을 돌아다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개구리 발자국 화석은 최소 1억 1천만 년 전에 "개구리가 점프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이다.
전 세계가 진주를 주목하다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논문들 중에 주목을 받고 있는 논문은 ▲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 발자국(사이언티픽 리포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발자국(백악기연구) ▲가장 큰 도마뱀 발자국(사이언티픽 리포트) ▲동북아시아 최초의 악어발자국(백악기연구)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육식 공룡 발자국 화석 등 백악기 공룡생태계를 알 수 있는 다양한 화석들에 대한 연구였다.
‘진주에서 최초로 발견된 화석’으로 이름이 명명된 것은 3종류이다.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라루스’(Dromaeosauriformipes rarus), ‘네오사우로이데스 이노바투스’(Neosauroides innovatus),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다.
더불어 새로운 종류의 익룡 발자국으로 테라이크너스 그라실리스(Pteraichnus gracilis)로 명명된 화석이 있다. 한국, 일본, 스페인에서 보고되었던 소형 익룡 발자국과 비교해 앞발자국에서 뒤쪽을 향하는 세 번째 발가락이 길이가 더 길고, 좁고 긴 형태를 보이고 있는 이 소형 익룡 발자국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 동안 호수에서 퇴적된 진주층에서 발견되었으며 약 1억 700만 년 전에 살았던 익룡이 남긴 발자국이다.
중생대 백악기 화석산지의 중심, 진주
진주는 전 세계적인 화석산지의 중심이다. 현재 진주의 화석산지는 ▲진주 유수리 백악기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390호) ▲진주 가진리의 새발자국 및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395호) ▲진주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566호)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543호)가 있다.
진주 가진리의 새 발자국 및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395호로 새와 공룡의 발자국이 함께 남아 있는 드문 경우에 해당하는 화석산지이다.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세계적인 공룡과 새 발바국 화석산지이다. 원래 해발 55m 정도의 구릉지였다. 경남과학교육원 신축과정에서 화석이 발견되었다.
발굴 결과, 5개 지역에서 새 발자국 2,500개, 공룡 발자국 80개, 양 날개 길이가 20m에 달하는 익룡 발자국 20개가 발견되었다. 새발자국은 3종으로 나뉘는데 가장 큰 발자국은 길이가 419m에 달한다. 땅의 겉표면이 말라 거북이등처럼 갈라져 터진 모양과 물결자국 등도 발견되었다.
진주 유수리 백악기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390호이다. 이 화석산지는 약 1억 년전 중생대 백악기에 물과 바람에 의해 모래와 진흙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퇴적층으로 두 개의 공룡화석층이 150m 사이를 두고 발견되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용각류의 지골, 발가락 뼈, 새끼 공룡의 좌골화석, 종류를 알 수 없는 두개골 화석 2점, 장골편 등 147점에 달하는 공룡화석이 발굴되었다.
오래된 토양층이나 나무 그루터기 화석, 숯 화석, 각종 과거 생물의 생활 흔적 화석 등 다양한 화석들이 발견되었다. 이는 공룡이 살던 당시의 환경과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진주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발자국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566호이다.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과 익룡을 비롯해 1만 여개의 발자국 화석이 대거 발견되었다. 단일 화석지로 높은 밀집도와 다양성이 있는 화석 산지로 보고되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로 보고되었다 7,00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집단 보행을 하는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특히 2cm 남짓한 아주 작은 크기의 발자국부터 50cm가량 되는 대형 육식 공룡 발자국까지 나타났다.
이 화석산지는 발자국의 밀집도, 다양성, 학술적 가치 측면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1억 년전 대한민국에 살았던 동물들의 행동양식, 서식환경, 고생태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진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화석산지이다. 진주 권역에 집중된 공룡 발자국 등의 화석의 보관과 관리, 연구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 현재 중생대 백악기 화석산지인 진주에 국립지질유산센터의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주문화관광재단 정의(正義)를 입에 담으면 ‘참으로 어리석다’는 핀잔이 화살처럼 날아와 박히는 세상이다. 이미 세상이 시비(是非)보다 이해(利害)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상습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고작 ‘정의’ 따위가 무슨 의미를 갖느냐는 식이다. 정작 ‘정의’는 사라지고 ‘위선’이 판을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명 조식은 ‘바른 선비는 범의 가죽과 같다’고 했다. 정의로운 사람을 바른 선비라고 가정한다면, ‘정의는 범(虎)’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