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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21: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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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평론 침묵 혹은 외면

세상이 어지러우면 악덕 무당이 판친다. 제법 괜찮다는 길목엔 천지인을 상징하는 삼색천을 매단 대나무를 대문간에 세워두고 안방엔 신당을 차린다. 소위 신군(神君)을 자처하는 그들은 세상 살이 다급한 민초를 대상으로 혹세무민한다. 그리고 마치 세상 사람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판관처럼 행세한다. 보편적 인식이 그렇다는 말이다. 비단 무당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폭도 마찬가지이다. 이른바 ‘패밀리’의 머릿수가 곧 ‘힘’인 이들은 ‘대부’의 그늘에서 복종하다가 ‘틈’만 보이면 주인을 무는 ‘들개’로 둔갑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각 조직의 우두머리들은 ‘분배’에 힘쓰면서 ‘절대 권력’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힘없는 소시민들은 그들의 먹잇감이 된다. 영화 같은 간접 경험에서 그려지는 이미지이다. 무당과 조폭은 ‘바퀴벌레’ 못지않은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세상이 하수상하면 어느새 등장해 활개를 친다. 시중에 파는 ‘홈*퍼’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벌레 퇴치약을 쉼 없이 뿌려대면 사라질 거라는 희망은 애당초 갖지 않는 것이 맘 편하다. 그들만의 생존방식의 근저에 ‘금전과 권력’이 있기에 그렇다.근데 참으로 맘대로 되지 않는 게 ‘돈과 권력’이다. ‘돈’은 쫓는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고, ‘권력’은 잡았다고 늘 곁에 있는 게 아니다. 돈을 쫓아다니다 넘어지고, 권력을 행사하다가 코가 깨진다. 돈과 권력은 그런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실감 나게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돈과 권력을 쫓는 자(者)들의 말로(末路)를 말이다. 돈과 달리 권력(權力)은 전 분야를 막론하고 사회악의 근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권력은 멀쩡한 사람의 뇌를 바꾼다’는 전문가의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더불어 ‘침묵’은 권력의 최후 무기이며, 힘을 가진 자만이 말할 권리와 말하지 않을 권리를 독점하는 것이 ‘침묵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침묵은 권력의 유용한 도구로 긴요하게 사용되어 왔다. 오늘날 불합리한 일부 행정을 경험하면서 무당과 조폭을 떠올리는 건 사실 무리수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식이 정착된 이 시대에 행정=무당=조폭이라는 등식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무한대의 비난과 질타를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분야이든간에 시민들은 안중에 두지 않고 아주 조금이라도 독선의 길을 걷고 있다면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서론이 길었던 이유는 다시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 관한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수 년 동안 부족한 주차장 대책을 수없이 읍소한 것도 모자라, 도의회 차원에서도 문제 제기를 했다. 근데 경남도는 ‘침묵’하고 있다. 과거 인근 학교 운동장을 대안으로 내놨지만 ‘봉합은 해법이 아니다’라는 사실만 재차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차는 이용하는 분들이 그냥 알아서 하세요’라고 오해할 만한 ‘외면’만이 있을 뿐이다.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에 공연이 있는 날이면 부족한 주차장으로 인해 관람객들의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변을 아무리 돌아도 주차할 곳은 없다. 그러니 불법 주차는 물론이고, 거의 도로 한 가운데 세우고 공연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상남도는 ‘침묵’하고 있다. 이제는 경상남도에 ‘부족한 주차장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 자체는 의미가 없지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침묵’ 또는 ‘외면’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대신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을 이용하시는 관람객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고 싶다. ‘과연 경남문화예술회관의 주차장 이용에 만족하십니까?’ ‘침묵’과 ‘외면’이 시민을 상대로 사용하는 절대 권력의 도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 2024-06-25
  • 작성자

    황경규/발행인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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